안녕하세요?
어지간해서 후기 같은 것은 올리지 않지만 너무 맘에 들어서 글을 남깁니다.
제가 오디오 기기에는 거의 문외한과 같은 사람이고, 이 리뷰 자체가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 북쉘프 스피커를 이용해서 음악 감상(선호하는 장르가 있다기 보다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을 선호)하면서 나름 만족했었습니다. 그러나 거실을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성량(?)은 아닌 것 같아 톨보이 스피커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었죠. 이것 저것 알아보았으나 청음실을 방문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어서 주로 웹브라우징을 통해 장비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우연히 HiTopAV에 들어왔는데, 옆에 채팅창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질문을 드렸습니다. 잠시 뒤에 답변이 들어왔고 제가 생각한 견적 대비 기기를 추천받았습니다. 사실 어떤 스피커를 사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단순히 톨보이만 구입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제가 선호하는 음악 장르와 저의 경력(?)을 약간 들으시고 저에게 몇 대의 장비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고민 끝에 아래 장비를 구입했습니다.
앰프: NAD C356BEE
스피커: Focal Chorus 716
최근 들어 택배를 이렇게 기다려 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너무 들어보고 싶어서 직접 택배사에 가서 찾아왔습니다. 참고로 스피커 하나의 무게만 20Kg 입니다. 그걸 들고 직접 가져오다니 저도 열정이 남아 있는가 봅니다.
기기를 연결하고 처음으로 감상한 음악은 Diana Krall의 'S Wonderful 이었습니다. 어땠냐고요?
완전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Sweat spot을 찾지도 못했는데, 제 앞에 가수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듣지 못했던 첼로 줄에 손이 스쳐가는 소리, 호흡 가다듬는 소리... 모든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장감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오디오에 미치는구나 라는 것을 깨닭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스피커 하나의 트위터에서 찍찍 소리가 나더군요. 제품 불량이었습니다. 너무 큰 감동과 함께 찾아온 실망.
현상을 폰으로 찍어 보내드렸더니 바로 제품을 교환해 주셨습니다. 교환까지 며칠이 좀 걸리긴 했으나 최대한 빠른 진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며칠 동안 나의 나머지 한 쪽 스피커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시간이 흘렀습니다.
다음으로 들은 곡은 Cavalleria rusticana.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였습니다. 들어보신 분은 모두 아시겠지만 선률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입니다. 크라이막스에 들어설 때는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습니다. 지휘자가 연주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고 바이올리니스트들이 내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의 물방울에서 와인 한 잔 먹고 눈 앞에 포도 밭과 꽃 향기를 느낀다는 그 말도 안되는 소리를 제가 하고 있는 꼴이더군요.
머라이어 케리의 Hero. 제가 공연장에 와 있는 것일까요? 트위터에서 뽑아 내는 머라이어 케리의 목소리와 베이스에서 울려나와 가슴을 울리는 드럼 소리(각 스피커의 위치가 맞기는 하겠죠??), 정말 소리의 분별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저를 이런 세상으로 인도해 주신 김규환 차장님(제 담당자로 되어 있으시더군요)이 원망 스럽습니다. 소리를 사진으로 찍어 게시판에 올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도 제가 느끼는 희열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느낀 것은 이것 이었습니다. "천만원 짜리 스피커는 도대체 어떤 소리가 나는거야???!!!!"
비싸다면 비쌀 수도 있지만 아주 비싸지도 않은 제 스피커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이를 추천해 주신 담당자분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두서 없는 후기였지만 장비 선택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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