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오디오의 현대적 해석, 브리티시 사운드의 정석 : 하베스 스피커 Super HL5 Plus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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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Super HL5 Plus XD
BBC 방송국에서 사용되는 스피커들은 어떻게 보면 브리티시 사운드의 효시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영국 스피커의 브랜드 중 BBC 방송국이 언급되면 하나같이 브리티시 사운드의 광고 카피가 따라오긴 합니다.
그중에서 하베스 스피커는 BBC 엔지니어 더들리(Dudley Harwood)가 1977년에 설립했으니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BBC가 모체가 된 건 기정사실입니다. 추후 경영과 개발을 담당하는 엘런쇼가 하베스 스피커의 2장을 열면서 XD 모델 라인의 완성이 됩니다.
오디오 파일들이 그렇게 하베스 스피커를 좋아하는 이유도 앞서 언급한 브리티시 사운드를 오랫동안 계승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빈티지 오디오의 궤짝 스피커를 생각하시고 사운드의 선입견이 있으시다면 하베스 스피커는 모니터 성향의 사운드와 하이파이 스피커의 경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Super라는 모델명에서 슈퍼 트위터를 차용한 기술과 미드레인지의 변화는 일반적인 하이파이 스피커가 V자 커브를 많이들 보이지만 하베스 스피커는 넓은 주파수 때와 뭐하나 튀지 않고 평탄한 사운드를 내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모니터 성향을 약간은 소프트하게 해줄 진공관 앰프, 유니슨 리서치의 심포니아와 매칭해 보았습니다. 하베스 스피커를 접하지 못하신 분 들은 아무래도 조금은 낯설 수도 있어 하이파이 성향에 양념을 조금 더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유니슨 리서치의 심포니아 앰프가 오히려 진공관 사운드보다는 TR 앰프에 더 가까운 소리여서 매칭하기 더 좋았습니다.
두 기기의 사운드가 하베스 스피커는 모니터와 하이파이 사운드 사이 심포니아 진공관 앰프는 진공관과 TR 사운드의 사이에 놓여진 궁합 같습니다. 색상 또한 두 제품 배치에 깔 맞춤입니다.
청음
첫 곡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첼리스트 장한나 님의 연주로 라흐마니노프의 14 Romances의 보칼리제를 들어 보았습니다. 하베스 스피커가 모니터 성향을 알 수 있는 게 현악기의 사운드에 나오지 않나 생각됩니다. 첼로의 선율의 음상을 단단하면서 녹음했을 때의 느낌 그대로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리 오스카의 하모니카 연주인 My Road입니다. 일반적인 청음에서는 메인의 하모니카 소리가 앞으로 나오고 간주인 기타 소리가 배경으로 깔리는데 이번 청음에서는 하모니카와 기타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동등하게 스테이지 앞에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같은 곡이라도 이렇게 생생하게 다르게 들리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영국 스피커를 얘기하면서 영국 팝을 안 들어 볼 수가 없지요. 그래서 많이들 좋아하시는 감성 팝가수 에드 시런의 앨범 중에서 'Photograph'라는 곡을 골랐습니다. 첫 소절은 에드 시런의 보컬과 기타의 듀엣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곡입니다. 기타 연주 시의 통울림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스피커에서 울리는 게 아닌 하베스 스피커 자체에서 연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운드 그대로의 연주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에드 시런의 목소리에 약간의 허스키가 섞여 있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리얼하게 보탬이나 뺄셈 없이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떤 필자는 하베스 스피커가 슈퍼 트위터를 사용하여 맑은 사운드라고 칭하지만 맑다라는 의미보다는 그냥 리얼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출력 음압 86dB이라 쉽게 울릴 수 있는 스피커는 아닙니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스피커이고 진공관보다는 TR 앰프의 조합이 더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심포니아의 성향도 다분히 진공관이지만 TR 성향을 닮아 충분히 볼륨을 올리고서야 제대로 된 청음이 되긴 했습니다. 앞으로도 하베스 스피커를 다른 앰프에 매칭해보면서 리뷰를 계속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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